Meta로 알아보는 스마트글래스 패러다임 101
성인 10명 중 7명이 착용하는 안경… “스마트” 해진다면?
메타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출처: Meta)
(사)대한안경사협회의 ‘2023년 안경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은 매일 안경을 착용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수많은 현대인들이 매일 '입는' 안경은 하나의 웨어러블 제품으로서 시력 개선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람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필수품에 AI와 AR 기술이 더해진다면 어떤 혁신이 가능할까요?
스마트글래스란 지능화된 착용형 글래스로, AI와 AR 기술 등이 접목된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라고 표현할수 있습니다. 유명 경제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글래스”야말로 최신 생성AI 기술에 최적화된 웨어러블 폼팩터(Form Factor, 제품 외형)라고 평가했는데요. 스마트글래스는 사용성이 높고 착용감이 매우 편리해 UX(User Experience) 측면에서 손색이 없는 일상생활 밀착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자리 잡을 잠재력이 높다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최소 70% 이상의 성인들은 매일 아침 안경을 쓰고 밖을 돌아다니는 행위에 대해 거부감이 없습니다. 평소와 같이 스마트글래스 또한 코 위에 올려두고 어시스턴트와 자연어로 대화하듯 상호작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무거운 HMD(Head-Mounted Display) 기기들보다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견해인데요. 이렇듯 대중화에 용이한 조건들을 갖춘 스마트글래스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CAGR 27.1%로 급성장, 2030년까지 시장 규모 약 81억 8,71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본 아티클에서는 메타버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기업명까지 “Meta”로 변경한 메타(구 페이스북)의 AI-AR 글래스 주요 사업 3가지는 어떻게 전략적으로 메타버스 아젠다를 이끌고 있는지 톺아보고, 이것이 어떻게 핸즈프리 & 배리어프리한 메타버스 패러다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Meta의 AI-AR 글래스 사업 톺아보기
1/ Meta의 AI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Ray-Ban)’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소개하는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출처: Fox Business)
작년 10월 메타는 레이밴 스토리의 후속작으로 멀티모달 AI 기능이 탑재된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하였습니다. 해당 글래스는 AR 플랫폼용 스냅드래곤 AR1 Gen1 칩셋이 탑재된 최초의 상업용 사례로, 착용자의 사용 경험을 극대화하는 신규 기능들을 대거 지원해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헤이, 메타(Hey, Meta)!” - 언제든 메타 어시스턴트(Meta Assistant)를 불러올 수 있는 기존 명령어인데요. 이번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에서는 안경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어시스턴트에 전송해 처리 및 분석하는 ‘보기(look)’ 명령어가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예시로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식재료와 양념이 가득 놓인 식탁을 ‘보라고(look)’ 명령하면, 멀티모달 어시스턴트가 알아서 레시피를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제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를 활용해 개인 메타 SNS(e.g.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계정과 심리스하게 연동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영샹을 공유하는것은 물론, 안경을 착용한 채로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도 할 수 있는데요. 레이밴 안경을 착용하고 외국어 메뉴판을 바라보면 자동으로 번역이 될 뿐만 아니라 글래스에 달린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으면 인스타그램에 글이나 사진으로 자동 게시 또한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시간 정보(e.g. 날씨, 교통, 뉴스, 쇼핑 등)에 대한 음성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 이제 왓츠앱이나 메신저를 통한 실시간 화상 통화도 가능합니다. 이 비디오 통화기능을 통해 화상 통화자에게 주변 풍경을 생생하게 공유하고, 일일이 타이핑할 필요없이 매장에서 고민 중인 상품을 보여주며 실시간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로 사용자의 시력에 맞춤화된 수백가지 이상의 렌즈를 조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당 글래스는 누진 렌즈(햇빛 아래서 선글래스, 실내에서는 투명)와 도수 렌즈 2가지를 모두 주문할 수 있어, 일반 안경/렌즈에 세팅된 내역들이 스마트글래스 상에서도 똑같이 호환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일반 안경 착용자들도 무리 없이 레이밴 스마트글래스로 소프트랜딩 할 수 있게 만드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 Meta의 이미지 분할 AI모델 ‘SAM’
메타 이미지 분할 모델 SAM 개념도 (출처: Meta)
메타가 작년 4월 발표한 이미지 분할 AI 모델 'SAM(Segment Anything Model)'은 사진 및 동영상에서 물체를 개별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로, AI가 이미지 내에서 텍스트 프롬프트나 클릭한 지점을 기반으로 특정 물체를 분리해주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SAM 출시 이전에는 객체 분할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객체에 수동으로 주석을 달고 이를 기반으로 대화형 분할 혹은 학습을 진행해야 하는 등 상당히 매뉴얼한 프로세스가 수반되었었는데요. SAM이 등장하며 이러한 수작업이 크게 줄어들었고, 추가적으로 1,100만 개의 이미지와 11억 개의 분할 마스크가 포함된 데이터넷 'SA-1B' 공개 이후로 객체 감지 영역에서의 컴퓨터 비전 연구 또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메타가 공개한 SAM과 SA-1B 데이터셋은 모두 AR 글래스 개발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증강현실 글래스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가 글래스를 착용했을 때 펼쳐지는 화면 상에서 각 객체가 정확히 인식되는지, 그리고 개별적으로 구분되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객체 개별 감지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SAM과 억 단위의 분할 마스크가 포함된 SA-1B 데이터셋인만큼 착용자의 시야에 나타난 다양한 객체들을 정교하게 분류하고, 각 객체별로 알림이나 지침 등을 각종 AR 콘텐츠로 오버레이하여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컴퓨터 비전 유관 분야의 AI모델 및 데이터셋의 발전은 AR 글래스 기기의 항목 식별 역량 강화로 이어져 사용자 경험을 향상, 다양한 샐생활 응용 사례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Meta의 AR 글래스 ‘프로젝트 나자레’
2021년 프로젝트 나자레 첫 시연 영상 일부 발췌 (출처: Meta)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와 AI 모델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나자레(Project Nazare)'라는 코드명으로 증강현실(AR) 안경을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첫 번째 오리지널(OG) 모델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메타는 2021년 키노트 시연 때 해당 프로젝트 선공개, 2022년에 잠시 개발 중단, 이후 다시 재개하여 금년 출시를 예고하는 등 개발 과정에서 많은 순항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자레' 안경의 첫 번째 버전은 3D 기능과 넓은 AR 시야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터리 수명은 약 4시간 정도로 추정됩니다. 무게는 100g으로 일반 안경보다 약 4배 무겁지만, 여전히 장시간 착용할 수 있도록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나자레 안경은 기존의 AR 안경들과 달리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유선으로 페어링할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사용자 경험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메타는 2024년에 첫 번째 나자레 AR 글래스를 출시한 후, 2026년과 2028년에 디자인과 성능이 각각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나자레 안경의 첫 번째 버전은 스마트폰 없이도 다른 사용자의 홀로그램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여, 보다 인터랙티브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타는 이러한 AR 글래스 개발을 통해 차세대 인터넷 형태로 평가되는 메타버스 분야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AI와 AR 기술의 융합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욱 몰입감 있고,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여 메타버스의 대중화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래스 상용화 시 핸즈프리 & 배리어프리 개념 앞당겨진다
핸즈프리(Hands-Free)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던 지도, 날씨 등의 기능들이 스마트글래스로 대체된 모습 (출처: AI넷)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모바일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텍스트를 타이핑하며 작은 디스플레이에 몰입하는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이로 인해 눈의 피로와 구부정한 자세로 인한 허리 통증이 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I/AR 글래스는 정면을 응시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걸어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인체공학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사용자 친화적입니다.
AI/AR 글래스는 단순히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와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성까지 인식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어시스턴트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더 이상 손가락으로 화면을 일일이 조정할 필요가 없어지며, 사용자는 완전한 핸즈프리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AI/AR 글래스는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며, 이는 스마트폰이나 VR HMD에 비해 사용성을 크게 높여줍니다. 안경을 통해 사람들은 모니터나 스마트폰의 작은 사각형 화면에서 벗어나 시야 전체를 활용한 컴퓨팅을 할 수 있으며, 손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은 AR 글래스를 일상 생활의 필수 기기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앞으로 AI/AR 글래스의 활용도가 넓어지고 기능이 보완되면, 스마트폰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이는 단순히 안경 형태의 스마트폰을 넘어 현실에 정보를 덧씌우는 혼합현실(MR)을 구현하는 디바이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AI/AR 글래스는 실시간 정보 제공, 몰입감 있는 경험,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미래의 컴퓨팅 패러다임을 재정의할 것입니다.
이제 두 손이 자유로운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더욱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일상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AI/AR 글래스는 그 변화를 선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배리어프리 (Barrier-Free)
시각 안내견 대신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한 시각장애인 (출처: Panasonic)
영국 왕립 시각장애인 협회(RNIB)가 2015년부터 1,200여 명의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40%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당일 계획한 일들을 끝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듯 시각장애인들은 일상생활 전면에 있어 “시력의 부재”라는 큰 배리어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비전 AI가 탑재된 스마트글래스가 해당 장벽을 허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안과학과 소속 에단 바이스버그 연구원과 미국 미시간대 및 다수 대학 연구진들이 함께 네이처에 게시한 “메타의 스마트글래스 -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안경의 미래와 거대언어모델”라는 제목의 논평은 “음성 인식이 가능한 생성AI 기술과 스마트글래스가 결합되어 시각장애인들은 보다 더 주변 환경에 접근하기 용이해지고 이들의 독립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예시로 스마트글래스가 실시간으로 도로 환경을 분석해 음성으로 안내, 착용자가 질문하면 생성AI 기술에 기반해 답을 하는 등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위치정보(GPS)에 기반한 네비게이션 기능 활성화 시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XRAI Glass “Hearing” 기능 (출처: Business Wire)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시각장애인만이 아닙니다. 국내 AR 글래스 스타트업 시어스랩(Seerslab)이 올해 출시 예정인 특수목적용 AI-AR 글래스는 청각장애인이 도로를 건널 때 안경 화면에 경고음을 시각적으로 표시하여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영국 스타트업 XRAI Glass는 실시간 대화 자막을 텍스트로 제공하여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이처럼 AI 광학 문자 인식(OCR) 기술이나 자동화 음성 인식(ASR) 기술이 탑재된 텍스트 인식 및 실시간 번역 서비스 등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제공되면서 '장애'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던 많은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결국은 메타버스로 이어진다
메타는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안경 착용에 거부감이 없으며, 멀티모달 AI와 AR 기능이 고도화된 스마트글래스는 머지않아 높은 사용성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주류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글래스 기기의 상용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가상 객체가 혼합된 환경에 접속하며, AI 인터페이스 기반의 AR 환경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AI-AR 글래스를 웨어러블 필수품으로 착용하는 데 익숙해지면, 글래스 기기를 착용하고 밖에 나다니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것입니다. 더 나아가 AI-AR 글래스가 제공하는 가상 객체를 경험한 사용자들은 더 높은 차원의 가상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가상 세계로 가는 문인 VR HMD 기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즉,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곧바로 VR HMD 도입을 권하는 것보다, 현실과 긴밀히 연계된 AI-AR 글래스를 통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메타버스의 대중화를 점진적이고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스마트폰 대신 멀티모달 AI 기반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집에서는 아이패드나 TV 대신 VR HMD를 즐기게 되면 메타버스로의 이주는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때 AI-AR 글래스가 초기에 제시한 핸즈프리 및 배리어프리 개념 덕분에, 사람들은 두 손이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메타버스 환경을 탐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의 감각적 장벽이 허물어져 모두가 포용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메타버스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의 가치를 느끼고, 메타버스 환경에서 더 오랜 시간 체류하는 시대가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XREAL 조민주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