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메타버스들, 무엇이 다를까?
갑작스레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외에서 다양한 플랫폼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를 자처하며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각각의 특징과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번 주 기사에서는 국내외 주요 메타버스를 살펴보며 각각이 어떤 생태계와 경제 시스템, 특징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해외의 주요 메타버스
로블록스(Roblox) | 게임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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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며, ‘23년 기준 월 MAU 2억 200만 명, DAU 4,320만 명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성공한 메타버스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사용하지는 않는, Web 2.0 기반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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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특징은 유저들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게임을 만들고 공간을 꾸려나가는 생태계가 잘 정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직접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환경과 도구를 제공하면 유저들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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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의 가상 화폐 로벅스(Robux) 현금 환전을 통해 ‘21년 기준 800명의 게임 개발자들이 1년 간 $30,000 의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는 것을 보면, 로블록스가 얼마나 자리잡은 플랫폼인지 다시금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 가상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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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럴랜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입니다. 디센트럴랜드는 공간 내에서 부동산(LAND)을 구매하고 부동산 내 가게를 경영하는 등의 경제 활동이 주가 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유저가 LAND를 소유할 경우, 본인 소유지에 갤러리, 게임공간 등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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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동’이 주가 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보니, 타 메타버스 대비 디센트럴랜드의 차별점은 1) 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2) NFT 거래 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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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 디센트럴랜드의 향후 정책과 진행 방향을 설정하는 단체로, MAND와 LAND 같은 자산을 소유해야 DAO의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유 자산 규모에 비례하여 투표권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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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1년 말 ~ ‘22년 초 수백만 달러 거래액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23년 4월 기준 매주 디센트럴랜드에서 부동산을 활발히 사고파는 사람은 2~30명 (금액 $50,0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가상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세가 비교적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 샌드박스 (The Sandbox) | 게임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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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샌드박스는 로블록스 및 디센트럴랜드와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 샌드박스 역시 이더리움 기반의 메타버스로, 게임을 직접 만들고, 소유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경험을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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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샌드박스에서는 SAND, LAND, ASSETS을 기반으로 경제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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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더 샌드박스 내 모든 거래 및 상호작용의 근간이 되는 ERC-20 토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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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더 샌드박스 메타버스의 디지털 부동산입니다. LAND를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게임, 또는 에셋을 전시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NFT). 특히 랜드는 수량이 정해져 있어 거래가 늘어날 수록 가치도 오르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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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ETS: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내는 토큰, 더 샌드박스 게임 메이커에서 쓰이거나 마켓플레이스 상에서 거래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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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와 같이, 유저들이 편리하게 게임을 창작하고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복스에딧(VoxEdit), 마켓플레이스, 게임 메이커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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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에딧(VoxEdit): 유저들은 복스에딧을 사용해 건물 블록과 같은 3D 정육면체 픽셀이라 할 수 있는 복셀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멋진 작품들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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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플레이스: 유저들은 복스에딧으로 만든 창작물들을 업로드하고, 출시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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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메이커: 누구든지 3D 게임을 무료로, 코딩 없이 만들 수 있게 돕는 툴입니다.
국내의 주요 메타버스
제페토 (Zepeto) | 캐릭터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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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8월, 네이버Z에서 런칭한 제페토는 국내 기반의 메타버스 중, 현 시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메타버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시간 MAU가 공개되고 있지는 않으나, ‘22년 기준 누적 이용자 3억명 돌파 및 글로벌 MAU 2,000만명을 넘긴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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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90%가 10대로 알려져 있으며,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가 빨리 반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챌린지, 아이돌 무대의상 등이 메타버스 내에 굉장히 잘 재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Z의 초기 서비스가 AR 카메라 Snow라는 점을 감안할 때, ‘캐릭터 꾸미기’ 기능 역시 핵심 기능 중 하나입니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가상공간인 ‘월드 맵’이 존재하며, 월드 맵에서는 게임, 친구와의 소통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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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튜브에서 제페토 기반의 드라마를 발견할 수 있을만큼, 제페토에서 파생된 다양한 콘텐츠의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합니다. 네이버Z 측에서도 크리에이터 기반의 선순환을 지원하고자 ZEM이라는 유료 재화 기반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라이브 후원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프랜드 (ifland) | 소통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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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랜드는 ‘21년 7월, SK 텔레콤에서 출시한 메타버스입니다. 통신사에서 출시한 플랫폼인만큼, 5G 시대에 많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주고자 하는 배경 속에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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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홈’이라는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메인인 가운데, 제페토와 유사하게 캐릭터 꾸미기 기능 역시 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후발주자이다보니, 경제 시스템이 비교적 늦게 도입되었습니다. 올해 10월 유료 재화 ‘스톤(Stone)’이 도입되어, 이프랜드 내 인플루언서를 후원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되었습니다. 또한 SK텔레콤에서 제공 중인 NFT 마켓플레이스 ‘탑포트’와 연동되어 이프랜드에서 NFT 구매 시, 아바타의 코스튬과 이프홈 장식품으로도 사용 가능한 것이 또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국내외 다양한 메타버스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게임부터 캐릭터 꾸미기, 소셜 기능까지 각자만의 주요 무기를 장착한 채 사용자들을 가상 공간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시도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Immersive Experience를 제공하기 위한 발전된 하드웨어들의 출시도 지속되는 가운데, 플랫폼 측면에서 사용자의 몰입감과 접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 어떤 시도들이 앞으로 더해질지. 그러한 노력 속에서 결국 승기를 잡는 플레이어는 누가 될지 기대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