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최근 파리에서 열린 2024 올림픽 개막식을 보셨나요? 예술의 도시답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이번 개막식은, 프랑스로 직접 떠나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경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으셨다면, 여기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삼성이 2028년까지 올림픽과 관련된 VR 권리를 확보하며 새로운 중계 경험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2028 LA 올림픽에서는 VR 개막식을 통해 "팀 코리아"의 입장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VR 경기 시청을 넘어,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해 XR이 활용되었습니다. 한국의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사격 대표팀은 현지 적응을 위해 프랑스 샤토루 경기장을 VR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훈련했다고 합니다. 경기장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하여 입구부터 결선장, 사격장, 무기고, 선수 대기실, 선수 식당까지 모든 공간을 VR로 재현했습니다. 또한, 실제 경기 소리를 더해 현장감을 높여 선수들이 1) 낯선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2)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XR 기술은, 미래의 스포츠 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주요 스포츠인 축구, 야구, 농구에서 XR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미래 스포츠는 어떻게 변모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츠 사례로 본 XR 기술의 활용과 이점
첫 번째 사례, 축구
“축구 훈련의 진화: XR이 만드는 혁신적 훈련 방법”
The Innovation
AR 기술을 활용한 훈련이 페널티킥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R 고글(Microsoft HoLolens 2 사용)을 착용한 키커는 가상 골키퍼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빈 공간으로 공을 차 넣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교의 신경과학과 장 피에르 브레시아니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AR 훈련을 받은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골키퍼의 움직임에 평균 0.12초 더 빠르게 반응했으며, 이는 이전보다 28% 빠른 반응 속도입니다. 또한, 슈팅 20개로 구성된 훈련을 10회 진행한 결과, 페널티킥 성공률이 35% 증가했다고 합니다.
AR 기술을 사용한 훈련의 또 다른 장점은, 1) 프로그래밍된 아바타와의 훈련으로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으며, 2) 사람 골키퍼와의 훈련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Rezzil Player
이와 함께, VR 기술을 활용하면 집에서도 프로 축구 선수들의 실제 훈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VR 시뮬레이션 플랫폼 'Rezzil Player'는 스포츠 코치와 물리치료사들과 협력하여 실제 선수들의 훈련과 도전을 일반 가정에도 제공합니다. 가상 경기를 플레이할 수 있는 VR 기기와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착용형 발 센서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Rezzil'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SG, 아스널과 같은 엘리트 클럽에도 XR 훈련을 제공합니다. 특히 과거 코로나 팬데믹 동안 단체 훈련이 어려웠던 선수들은 집에서 'Rezzil'의 VR 훈련을 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VR 훈련은 신체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실제 경기와 유사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해주어 선수들이 심리적 준비를 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이 몸 상태를 회복하고, 실제 경기에서 요구되는 빠른 판단과 반응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Springer Link
Springer Link
해당 XR 기술은 축구 헤딩 훈련에도 활용되어 헤딩 정확도와 선수들의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복적인 헤딩이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3.5배 증가시킬 수 있어 훈련과 경기에서 헤딩의 빈도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요, XR 기술은 이러한 제한 속에서도 선수들이 헤딩 기술과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 야구
"승률을 높이는 순간 포착, 0.1초 단축을 위한 훈련"
Win Reality
야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타자가 시각적 신호를 더 빨리 인식하고 이에 반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듀크 대학의 인지신경과학자 그렉 아펠바움 박사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 신호를 더 일찍 포착하여 이를 움직임으로 전환할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타자가 공을 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Win Reality'는 타자들이 이러한 짧은 인지 시간을 단축하여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VR 훈련 플랫폼입니다. 전 메이저리그 외야수이자 현재 LA 다저스 감독인 데이브 로버츠는 VR 훈련이 타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훈련 방식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타자가 가상의 야구장에서 아바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컨트롤러 또는 컨트롤러가 부착된 배트를 사용해 연습합니다. 이 VR 훈련은 실제 타격보다는 공의 출발 지점, 궤적, 그리고 공이 홈 플레이트에 도달할 때의 경로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선수들은 타석에서 상대 투수 아바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투수의 구속뿐 아니라 피칭 움직임, 공을 던지는 릴리즈 포인트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짧은 찰나의 순간, 배트를 어떻게 칠지 빠르게 판단하며 실제 경기에서의 인지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훈련을 하게 됩니다.
또한, 훈련 과정에서 AI 추천 엔진이 타자의 수준에 맞춘 연습을 조정해 주며, 배트 스윙의 궤적, 타이밍, 각도, 공이 맞는 위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가상 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전통적인 훈련 방법보다 7배 더 빠르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고, 평균 승률이 23% 증가했습니다. 이는 타자가 실제 경기 상황에서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훈련 방법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VR을 완벽히 활용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야구에서는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날씨, 당일 컨디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수많은 변수 데이터를 기술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술의 발전은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과학의 일상화’가 가속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사례, 농구
"최적의 슛 궤적을 찾아서"
scientific reports
슛은 농구에서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특히 자유투의 성공률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AR 기술을 활용하여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는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Microsoft HoLolens 2)를 착용한 선수에게 최적의 샷 궤적이 제시되며, 이를 통해 시각적 주의력과 인지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요. 이러한 AR 기반 자유투 훈련은 선수들의 슛 성공률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Meta
또한, XR 기술은 스포츠 팬들에게도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NBA는 VR을 이용한 경기 중계를 통해 팬들의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메타퀘스트 'Xtadium'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 NBA 경기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으며, 메타 아바타에게 NBA 의류를 입혀 팬덤을 표현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멀티 시청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기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관점을 제공하며, 맞춤형 팬 경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Meta는 UFC VR 라이브 중계를 제공하여, 팬들이 경기 중 테이크다운, 서브미션, 녹아웃 등의 순간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XR 스포츠 중계는 다양한 경기에서 팬들의 기대감과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며, 스포츠 팬들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 융합으로 다가올 스포츠 산업의 미래
Sony의 스포츠 사업 청사진: 팬 참여형 커뮤니티의 미래
SONY
Business Insight
Sony는 2024 CES에서 스포츠 분야에서의 팬 참여형 커뮤니티를 '미래를 선도할 최신 기술'로 강조했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 FC와 협력하여 현실과 가상의 통합으로 최첨단 팬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PoC(Proof of Concept)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광학 추적(비디오 판독) 기술과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결합하여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청중에게 전례 없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SONY가 사용하는 Hawk-Eye의 광학 트래킹 시스템과 영상 처리 기술은 오차 범위 0.1인치 내에서 야구장 내 모든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합니다. 또한, Beyond Sports는 Hawk-Eye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플레이 영상 등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적 기술과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통해 MLB와 각 구단은 구장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선수의 역학 정보, 투구 정보, 타구 궤적, 수비 지표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 형태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야구 팬들은 선수들에 대한 향상된 통계 수치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야구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신기술들이 XR과 융합된다면 더욱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추적 기술과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실제 활용하는 사례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광학 추적 기술과 데이터 시각화 활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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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Bat: Gameday 3d “오타니의 하이라이트를 눈앞에서”
MLB
예를 들어, MLB는 3D 추적 기술을 활용해 경기 중 모든 각도에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Hawk-Eye 고속 카메라와 Statcast의 추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게임의 3D 버전을 MLB.com과 MLB 앱에서 제공합니다. 시청자들은 360도 필드 뷰를 선택하고, 다양한 시점에서 경기를 시청하며, 투구의 속도와 움직임, 타자의 관점, 스트라이크 존 뒤에서의 시야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KBO
2024 프로야구 시즌부터 추적 기술을 활용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었습니다. ABS는 "Automatic Ball-Strike System"의 줄임말로, 자동으로 투구 판정을 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시스템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시험 단계에 있지만, KBO 리그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정한 투구 판정을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공정성이 중요한 스포츠에서 공정함이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는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도했으나,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습니다. ABS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추적 시스템을 통해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을 추적하고 자동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별합니다. 카메라가 공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면, AI 프로그램이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는지를 판단하여 판정을 내립니다. 이 판정 결과는 홈플레이트 뒤에 서 있는 구심에게 송출되며, 구심은 무선 이어폰을 통해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판정을 외칩니다.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ABS를 경험한 투수 출신 B씨는 "심판의 기분이나 성향이 아니라 AI가 정확하게 판정을 하니 이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며, "심판과의 논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팬들도 오심으로 인한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줄어들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ABS 도입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염경엽 LG 감독은 “ABS는 형평성과 공정성에서 심판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며, 판정의 심리적, 상황적 편향이 제거되고 일관성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추적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살펴본 예시들과 같이 스포츠에 XR, AI, 빅데이터 등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분야를 ‘스포츠테크’라고 합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US에 따르면, 스포츠테크 분야는 연평균 18%씩 성장하여 2032년에는 792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앞서 언급한 예시들뿐 아니라 1) 운동 중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ex. Shot Tracker), 2)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 경기력 예측 및 전략 제안을 위한 AI 및 머신러닝 등 다양한 신기술이 XR과 융합된다면 스포츠의 미래는 더욱 혁신적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스포츠 XR 산업은 스포츠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 이점과 한계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XR 스포츠의 이점과 한계점]
XR 스포츠의 이점
1.
부상 위험 감소: VR 훈련은 실제 경기 훈련보다 부상 위험이 적으며, 회복 단계에서도 제한 없이 플레이하며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2.
시공간 제약 해소: 전통적으로 실외에서만 즐길 수 있다고 여겨졌던 야외 스포츠도, 실내에서 반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3.
정밀한 피드백 제공: 훈련 중 선수들의 동작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며 개선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XR 스포츠의 한계점
1.
기기 착용의 불편함: VR 헤드셋은 장시간 착용 시 불편함이나 피로를 초래할 수 있으며, VR 멀미로 사용자가 현기증이나 멀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물리적 감각의 제한: 공의 무게감이나 환경적인 요인(바람, 경기장의 소리 등)은 실제 경기장에서의 물리적 감각과 차이가 있으며,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3.
심리적, 신체적 반응 제한: 실제 경기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장감, 피로, 상대 선수와의 상호작용 등은 XR 훈련에서 충분히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XR은 안전하고 집중적인 기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반면, 실제 경기 훈련은 현실적인 경기 환경에서의 적응력과 심리적 준비를 강화하는 데 적합합니다. 이 두 훈련 방식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면 각각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경기력 향상 지원을 위한 ‘스포츠XR메타스페이스’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비롯해 양궁, 핸드볼,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에서 XR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머지않아 XR 스포츠가 더욱 대중화되어 고도화된 훈련과 현장감 높은 경기 중계에 사용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XREAL 김수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