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EAL
Vision
🎮

게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디지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시작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Wikipedia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이 도입된 2007년, 디지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개념의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될때,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Flickr(사진 공유 서비스), Wikipedia(백과사전) 처럼 수익을 배분해주진 않지만 유저 집단의 지혜와 리소스를 활용해 플랫폼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유저를 모으는 플랫폼이 존재했습니다. 이런 개념은 당시 'Web 2.0' 키워드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발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Web 2.0 이란 누구나 웹 공간에 창작물을 배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웹 시대를 일컫습니다. Web 2.0 시대로 인해 소수의 제작자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본인의 플랫폼을 유지시키는게 아니라, 다수 유저의 리소스를 활용하게 되었고, 그런 방식이 큰 효과를 불러오면서 점점 [Web 2.0 아키텍쳐]가 구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점점 제작자들이 유저 콘텐츠 파워에 더욱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유저에게 수익을 배분하면서까지 참여를 장려하게됩니다. 그렇기에 위에 말씀드린 유튜브 뿐만 아니라 카페, 블로그, 팟캐스트, 싸이월드 등 또한 Web 2.0의 산출물이자 디지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일부인 것입니다.

디지털에서 소통하기 위한 방식

출처 : faculeste
그럼 사용자들한테 웹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각, 글, 사진, 영상을 왜 공유하고 싶어할까요? 그리고 매체에 점점 더 많은 정보를 담으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희가 주목할 부분은 ‘소통 및 정보 전달’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원초적인 표정과 몸짓, 그리고 잊지 않게 기록하는 것 이상으로 이 세상에 무언가 남길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다행이게도 우리는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사회와 상호 작용하며 삶을 이어나갑니다. 그래서 소통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그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아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내가 가진 생각을 풍부하고 자세히 표현하기 위해서 우린 여러 정보의 형태가 필요하고 그것을 사진, 영상처럼 현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창구, 즉, 웹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 웹 공간을 더욱 확장시킬 순 없을까요? 왜 지금은 영상이 가장 주목 받는 매체가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영상이 2D 디스플레이에서 많은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에서 쉽고 편리하게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기술의 진보가 웹 공간을 더욱 확장시켜 소통과 표현의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영상보다 수준 높은 정보가 담겨있거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으며, 시간도 단축되고, 직관적이라 정보 습득이 더 재밌어지는 매체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기술도 발전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수많은 가능성 속 계속 거론된 새로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매체가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 매체의 잠재력

출처 : 배틀그라운드
출처 : 비트세이버
출처 : 동물의 숲
출처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일반적으로 ‘게임’ 은 ‘특정한 규칙을 세워 경쟁을 해서 보상을 받는 놀이’ 정도로 취급됩니다. 아직 실제로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대체로 위의 정의를 따릅니다. 하지만 때로는 경쟁이란 요소가 전혀 없는 게임도 있고, 역할 수행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규칙이란 것마저 애매한 경우의 게임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선택지가 거의 없는 비주얼 노벨 게임이라든지, 그저 걷기만 하면서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하는 단순한 걷기 시뮬레이터 같은 게임이라던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임이라던지, 친구와 만나서 소통만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의 영역은 우리가 단순히 글로 한정 지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게임의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만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일방향적이지 않고,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몰입될만큼 재밌어서 참여도가 높은 매체’
그러면 만약 우리가 이런 매체를 스스로 만들어서 배포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요?
아직은 그 수많은 콘텐츠들을 다 예상할 순 없겠지만, 현재 게임 매체를 이용하고 있는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창작자 주도의 게임 플랫폼 탄생

출처 : 포트나이트
출처 : 포트나이트
첫번째로 알아볼 게임은 ‘포트나이트’ 입니다. 원래 포트나이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축 기반의 배틀 로얄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3월 포트나이트는 유저가 직접 포트나이트에 본인의 디자인, 개발 코드를 올려 맵을 제작할 수 있게 만드는 툴인 UEFN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해당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그 맵 퍼블리셔에게 제공하는 참여 기반 수익금(Engagement Payout)이 포함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출시했습니다. 그 수익금도 포트나이트 아이템 상점 등의 구매액에서 발생한 순수익의 40%를 비례적으로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단순히 플레이어는 좋아하는 맵, 재밌는 맵을 플레이함으로써 해당 맵 창작자에게 금전적으로 후원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젠 이 게임에는 기존의 배틀로얄 장르 뿐 아니라, 자신의 상품 브랜드를 홍보하는 맵을 제작하거나, 영화를 제작하거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팬게임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마치 포트나이트가 에픽게임즈People Can Fly의 게임이 아닌 유저의 세계관에 비롯된 게임이 되어가는 것 처럼 말입니다. 더 나아가 참여도가 높은 게임을 만든 유저들은 포트나이트 커뮤니티 내에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광고 또한 독자적으로 게시하게 되죠. 교욱을 위한 맵, 미술 전시를 위한 맵, 실제 본인 집을 스캔한 맵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고 보상도 받습니다.
출처 : VRC
출처 : VRC
두번째로는 VR CHAT입니다. VRCHAT은 3D 가상 현실 소셜 온라인 게임입니다. PC 및 VR로도 플레이 할 수 있으며 주로 상대방의 3D 아바타를 보고, 직접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입니다. 이곳은 여러 3D 에셋을 가지고 와서 내 아바타로 설정할 수 있고, 맵 또한 제작해서 유저에게 선보일 수 있습니다. 포트나이트와 다른 점은 개발사가 직접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가 아니라, 유저에게 토큰만 배분해주고, 그 토큰으로 재밌는 맵 제작자에게 선택적으로 후원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팬들이 다른 웹사이트를 가입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버튼 몇 번으로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VRC Creator Economy라고 합니다. 아직은 VRChat에서도 구현 예정인 기능이지만, 실제로 2021년부터 개발해왔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도 Booth라는 에셋 마켓을 이용하여 수익을 받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존재했기에, VRchat의 디지털 에셋 시장은 확실한 니즈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맵이나 아이템 제작자들은 본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거나, 실제품을 위한 체험용 맵, 팝업스토어, 3D 분야 포트폴리오, 영화 촬영 및 뮤직비디오 촬영 등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 더 샌드박스
출처 : 더 샌드박스
세번째로는 더 샌드박스 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도 이 더 샌드박스라는 게임은 생소하실겁니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창작 서비스 게임인데요. 기존의 일반 복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유저를 초대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입니다. 위 사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샌드박스는 개발사가 유저에게 수익을 분배해주는 구조가 아닌, 개발사의 반복적인 허락없이 유저끼리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서로의 아이템 및 에셋, 맵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행위가 블록체인 기술 위에 기록되어, 그 장부를 함부로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못하게 하여 신뢰가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그것은 유저끼리 유기적인 경제 상호 작용이 일어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한계점과 마무리

아직까지도 영상과 달리 게임은 하드웨어의 사양에 따라 경험의 질이 크게 차이 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고사양의 컴퓨터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해당 매체가 아무리 몰입감이 좋아 참여도가 높더라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만큼 기술의 한계가 유저들도, 창작자들도, 수익을 배분해 주는 개발자도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또한 게임은 정보들을 파편화하여 전달합니다. 영상처럼 강제로 정보를 읽어주는 형태가 아닌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으러 다니는 형태일수록 글, 사진, 영상보다 정보 전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찾지 못한 숨겨진 정보들을 하나씩 찾는 행위는 그것이 의미 있는 정보라도 큰 비용을 발생할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표현 방식의 확장’ 측면에서 새로운 매체를 탐구하고 발전시키는 행위는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의 니즈를 이용해서 기업에서 유저들에게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고, 수익을 배분해 주는 형태도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이런 거시적 관점에서 게임을 예시로 보면 마찬가지로 그 흐름 속에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죠.
이제부터 하는 말은 꽤 이상적일 수 있고, 근거 없는 말에 불과하지만, 만약 우리가 지구라는 게임을 만들었고, 자연법칙과 같은 기본 시스템만 제공하며, 유저들이 우리의 눈치를 보지 않게 자’신’을 숨긴 다음, 그들이 구축해 나가는 것들에 한해서 그들끼리 세상을 영위해서 살아 나갈 수 있게 만들었다면, 지금의 지구와 그 게임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것은 당연히 절대 예측하지 못하는 영역이며, 세상의 진리에 다가가지도 못할 만큼 어리석을 수 있는 질문이지만, 저는 죽기 전에 저만의 방식대로 합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세상의 흐름을 참조하여 인생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그려나가시는 분이 있다면, 오늘 다룬 게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연관되는 인사이트를 마음껏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서창규]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