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VR 기기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왜 서랍 혹은 창고 속에 VR 기기를 방치해놓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의외로 VR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미 VR 기기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실제 지속해서 사용하는 유저 수는 적을까요?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봅시다. 그 전에 VR 산업이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고, 어느 정도 판매율을 기록했는지 먼저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VR 산업의 빠른 성장
출처 : Wikipedia
출처 : Meta
1838년, 영국의 왕립 학회에서 Charles Wheatstone은 두 눈의 시각적 차이를 통해 공간 깊이를 인지하는 '입체시'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처음으로 입체 시각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였고, 현재 우리가 3D 공간을 만들고 볼 수 있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입체경, 입체사진, 편광의 원리, 3D 영화 등과 같이 입체 경험과 관련된 기술과 연구가 크게 발전했습니다. 1956년에는 촬영 감독 Morton Heilig이 세계 최초 VR 상영 기계를 개발했고, 1968년에는 Ivan Edward Sutherland이 세계 최초의 VR HMD를 발명했습니다. 그 후에는 Nintendo의 Virtual Boy(1995), Palmer Luckey의 Oculus Rift 첫 번째 프로토타입 제작(2010), Facebook의 Oculus VR 인수(2014), HTC의 HTC Vive Steam VR 출시(2016), 그리고 마침내 ‘가상현실이 되는 해’라고도 칭하는(Forbes) 2019년, Oculus Quest가 출시되었습니다. 이처럼 가상현실 산업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발전을 이루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 세계에 코로나19 가 유행했고, 사람들은 더욱더 가상 공간 기술에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더해 2020년 9월 16일에는 고해상도 올인원 폼 팩터 헤드셋이라 불리는 오큘러스 퀘스트 2가 공개되었습니다. 코로나19와 오큘러스 퀘스트2의 동시 등장은 사용자 니즈와 기업의 목적이 이상적으로 일치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오큘러스 퀘스트 2는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하고(Investor Day livestream - Qualcomm CEO Cristiano Amon), 그 해 말 크리스마스에는 Oculus VR 앱이 Apple App Store에서 TikTok, YouTube, Snapchat, Instagram과 같은 오랜 선두 주자를 제치고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습니다. 즉, 이전과 달리 이젠 정말 VR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높은 판매량, 낮은 유지율
출처 : Statista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Statista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까지 판매된 VR 헤드셋의 수는 약 2400만개 라고 합니다. 이미 2023년까지 메타의 VR 헤드셋 판매량이 약 2000만대라 발표되었고(Mark Rabkin - Meta VP of VR/MR ) 당시 메타가 전체 VR HMD 시장의 70~80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수천만 대의 VR 기기가 수많은 소비자의 곁에 있다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2024년 현재, 메타 퀘스트3, PICO4 등 고성능의 VR HMD가 시장에 출시되고 이어서 새로운 기기 개발이 예정되어, VR 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러한 발전과 보급률은 현재까지의 VR 산업 역사 속에서 매우 기록적인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자, 이제 우린 이전과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는 VR 산업 속 VR 기기 또한, 구매하고 소유하고 있는 사용자가 예상과 달리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VR HMD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은 얼마나 될까요?
일단 우리의 VR HMD는 어디에 있을까요?
서랍에 있거나 구석에 있지 않으신가요?
그게 아니라 눈앞에 보이더라도 자주 사용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돈을 지불하고 가는 영화관보다 많이 이용하고 계신가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출처 : Reddit
출처 : Reddit
메타의 VR 헤드셋 판매량이 2000만대 라고 했었죠? 하지만 이 수치를 보고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2022년 10월 Wall Street Journal 보고서가 Meta의 Quest 플랫폼 월간 활성 사용자를 637만 명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즉, 3명 중 1명 꼴로 한 달에 한번 접속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달에 한번 접속’하는 수치도 3분의 1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포괄적으로 선별된 수치라 가정하면 3분의 1 미만 수준일 것 입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가 3분의 1 미만 수준이라는 것은 아주 낮은 수치입니다.
같은 예시로 Meta의 2000만이라는 유저 수는 Xbox Series X의 유저 수와 같은 규모이지만 Meta Quest의 사용량은 Xbox Series X에 비해 75배 정도 낮습니다.
그리고 Meta 또한 ‘헤드셋의 유지력이 낮음’을 인정했습니다. 대신 새롭게 개발될 Meta Quest 3를 제작할 때 리텐션율(Retention Ratio)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리텐션율은 시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이며, 이 이외에도 VR 산업의 성장에는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많습니다.)
리텐션율(Retention Ratio)
출처 : appier.com
이 리텐션율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편적으로 앱/콘텐츠를 설치/구매 후 특정 기간(보통 30일) 동안 앱/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유저의 수를 측정한 결과를 의미합니다.
일단 위 문단의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Meta Quest 3가 출시되고 약 6달의 시간이 지난 지금 Meta는 GDC 2024에서 Quest 3 사용자가 이전 헤드셋 사용자보다 리텐션율이 더 높다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큰 성과입니다. 기존 헤드셋을 개선하여 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평가 척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럼 Meta는 이런 리텐션 수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었을까요?
원래 리텐션율은 마케팅 용어로서 수많은 전통 마케팅 방법과 사용자 경험 개선,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수단이 고려되는데, 이번 Quest 3에도 비슷한 방법이 쓰였습니다.
출처 : GDC
Meta는 GDC 2024 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1.
기존의 프레넬 렌즈가 아닌 얇고 가벼운 팬케이크 렌즈 도입
2.
더욱 강력한 칩셋으로 인한 게임/앱의 빠른 로드,
3.
헤드셋을 벗지 않고도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인식할 수 있는 컬러 패스스루
4.
픽셀 밀도를 높여 30% 더욱 선명해진 해상도
5.
무엇보다 이 수많은 기술 업그레이드가 됐음에도 저렴한 가격 유지
위 나열된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용자가 VR을 사용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로, 사용자 경험은 최대 품질로 제공하는 것, 그리고 그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조화시키는 것이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이 이외에도 무선 연결, 멀미 완화, 발전된 통신 인프라 구축, 개선된 충전독 제공, 헤드셋 무게 감소 및 분산, 스트랩 개선 및 안면 압박 완화, 시야각 개선, 추적 센서 개선, 간편한 IPD 조절, 튜토리얼 제공, 앱 스토어 개선, 할인 코드 지원 등 기업 및 정부 입장에서 리텐션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가 돈을 쓰고, 어색한 3차원 공간을 마주하며, 멀미를 느끼고, 로딩을 기다리고, 꾸준히 충전을 해줘야 하고, 휴식 시간 혹은 유튜브 보는 시간을 따로 떼어내야 하고, 현실 공간이 좁아 신경 쓰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등 불편함 혹은 모든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하나의 ‘비용’ 이며 사용자 경험 속 재미, 유용함, 새로움, 기대감, 욕구 충족 등 사용자가 필요로 하고, 그 비용을 감수할 수 있는 모든 긍정적인 자극을 ‘인센티브’ 라고요. (단, 여기서 말하는 인센티브는 ‘일시적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물질적 보상’의 의미가 아닌 각종 혜택과 보상, 자극, 긍정적 경험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그리고 동물의 모든 행동이 항상 비용, 인센티브 관점에서 이뤄지지 않습니다. 또한 두 개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노력과 보상의 관계를 활용하여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한 부분으로써 표현한 것이니 이해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비용 & 인센티브
출처 : Freepik
VR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손톱을 깎고, 시계를 차고, 아침마다 커피를 타서 마시고, 출근을 하고, 이전에 컴퓨터 사용 방법을 배운 걸로 일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차에 타서 퇴근하고, 집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등 이 세상에는 사용자 비용과 사용자 인센티브의 균형이 적절하게 유지되어 지속되고 있는 행동들이 참 많습니다. 만약 한 여름, 매번 집 밖에서 가져와야 하는 이불이 거칠기까지 하다면, 아무리 이불을 꼭 덮고 자야 하는 사람들이라도 계속 이불을 가지러 밖에 나가지 않을 겁니다.
또, 시계를 차려면 5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무게도 무거운데, 찼을 때도 시만 보여주고 분, 초를 보여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시계를 계속 차게 될까요? 네 왠지 이건 찰 것 같습니다. 왜냐면 시간이라는 것은 유용함을 넘어 이 세상을 살아갈 때 필수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비용’이 커져도 ‘인센티브’가 그 ‘비용’을 상회하거나 비슷해지면 우린 지속해서 행동하고, 참여하게 됩니다. 단, 인센티브도 비용을 너무 크게 상회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특히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자극을 자주 받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것은 단순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고, 자주 행동하긴 하겠지만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VR 산업의 사용자 비용과 사용자 인센티브
출처 : Business Insider
출처 : Super Hot VR
그럼 현재 VR 기기를 사용할 때의 비용과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어떤 상태일까요?
당연히 비용이 더욱 큽니다. 아주 불균형입니다. 그래서 대체로 가장 큰 비용은 기업과 정부에서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개선하거나, 인프라를 구축시켜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노력은 기업 및 정부 차원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VR 개발 도구를 사용하는 개인 및 중소 규모의 콘텐츠 제작팀이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죠. 그렇기에 개인 및 중소 규모의 콘텐츠 제작팀은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하기보단 오히려 인센티브를 높이는 작업을 위주로 해야 합니다. (앱 가격을 낮추거나, 앱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해 줄 순 있겠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인센티브를 높이면 동시에 비용이 잊히고, 사용자는 스스로 본인의 행동 이유를 납득하기 때문이죠.
물론 그 인센티브의 레벨을 지금의 수준에서 더 높여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VR의 새로움, 기대감으로 지금의 비용을 상회시키지 못한다는건 이미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럼 엄청 복합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수준을 높여야 할까요? 복합적인 요소를 통해 비용을 조절하여 인센티브와 균형을 맞추면, 그건 훨씬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일단 지금은 기존의 단순한 요소로도 VR 콘텐츠가 지속 가능해진 사례를 통해 현재 비용 수준을 넘을 정도의 인센티브 레벨을 측정해 보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기존의 VR 컨텐츠
출처 : Steam
출처 : Mixed
게임 : 지배된 시각 속 새로운 재미와 경쟁 보상의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장거리 친구를 사귀고, 같이 목표가 있는 즐거운 게임을 통해 소통하는 경험이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게임에 접속시킬 주 인센티브가 됩니다. 이 인센티브의 양은 친구와의 관계, 동시 접속 횟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포르노 : 인간의 3대 욕구인 성욕에 VR 기기의 새로운 시점으로 흥미까지 더해 사용자에게 고자극을 줍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상당한 행위기도 하지만, 매춘 혹은 성욕을 활용한 산업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이라고 표현되기도 할 만큼 그 역사가 유구합니다. 그만큼 즉각적으로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중독을 일으킵니다.
이 두 가지 산업은 시각 경험을 극대화해 주는 기기인 VR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며그렇기에 이 두 가지 산업은 계속 꾸준히 발전되고 리텐션이 높은 것입니다. 딱히 복합적이지 않아도 그냥 사용자가 얻는 인센티브가 컸던 것뿐이고, 유리했던 것뿐입니다.
위 사례만 보면 우리는 VR을 통해 3대 욕구를 건드리고, 지배된 시각에 유리한 콘텐츠만 제작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가치를 창출할 때도, 휘발된 것들을 보러 갈 때도, 보고 싶은 사람과 함께할 때도, VR 기기가 없는 사람들이 VR 기기가 있는 자신을 부러워할 때도, 성취감을 느낄 때도 그리고 돈을 받을 때도 인센티브를 얻습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의 상위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개념으로써 사용자의 핵심 경험만 잘 만들어 놓아도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나열된 주제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에 제작자는 효율적으로 리텐션이 높은 콘텐츠를 많이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위 주제들을 사용한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많아져서 지금의 비용을 상회할 수 있다면, 그때부터 사용자는 본인의 행동에 대한 알맞은 값어치를 무의식적으로 매길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VR 기기를 창고에 박아 놓고 잊어버린 단계에서, 주기적으로 VR 기기 사용을 고려하는 단계까지 단숨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혹은 그 이상으로 아예 VR 기기 사용에 의무감이 들어 오늘 하루 정도는 미루고 싶은 감정까지 들게 할 수 있죠.
서론이 많이 길었지만, 이제부터 우리가 VR 기기를 창고에서 꺼내는 비용을 상회하는 인센티브 수준을 실제 사례와 기술을 통해 보여드리겠습니다.
실제 사례 및 가능성
1. 기업 내 VR 활용
출처 : Gravity Sketch
스포츠 의류 및 신발 회사 Adidas와 New Balance는 최근 VR 기술을 사용하여 디자인 프로세스를 완전히 혁신했습니다. 그들은 VR 앱 Gravity Sketch 에 접속하여 세계 각국에 있는 팀원들과 신발 샘플을 디자인합니다. 그래서 해당 팀은 VR 기기를 착용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기존에 실제로 협업하기 위해선 항공기를 타고 가거나, 2차원 평면 모니터에서 3D 파일을 렌더링하거나 했지만, 이젠 VR에 접속하여 샘플 디자인과 스케치를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고,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팀원들은 세상에 실제 가치를 창출하고, 돈도 받으며, 유용함까지 챙길 수 있는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결국 지속해서 VR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미 Gravity Sketch로 디자인된 최초의 운동화는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실에 가치를 창출하고, 보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앱을 제작하고, 그 흐름을 만드는 것은, 이미 세상에 가치를 창출하고 있던 기업이 더 잘하는 방식입니다. 안정적임과 동시에 의무적이기 때문이죠. 회사에 기여할 의무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계속해서 세상에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기여도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VR 앱/콘텐츠가 나온다면,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보상 또한 받기 위해 VR 기기를 창고에서 꺼내고 싶은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 같습니다.
2. UGC 게임
출처 : roadtovr
UGC란 User-generated content의 약자로 직접 유저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UGC게임이란 특히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VRCHAT 등 자체적으로 게임 내에서 모드, 플러그인, 캐릭터, 패션, 무기, 맵, 이펙트, 모션 등을 제작할 수 있고, 직*간접적으로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창작 게임을 의미합니다. 이런 개념은 위 Gravity Sketch의 사례와 다르게 ‘현실’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혹은 ‘디지털 콘텐츠’ 에도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인간은 삶에서 생존과 직결된 욕구만을 찾지 않고, 오락, 소속감, 사회적 소통, 스트레스 해소, 도전과 성취, 문화적 창조 그리고 창의력 표출 등 역사적으로 이어져온 내재적 욕구도 같이 찾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욕구를 한 실행 파일 내에서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인 것이죠. 그럼 VR이 지원되는 UGC는 어떤게 있을까요?
바로 VR CHAT이라는 대규모 멀티 가상 현실 SNS 플랫폼입니다. 이 게임은 3D 캐릭터 모델로 구현된 다른 플레이어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고, 유저가 직접 맵을 만들어 유저를 방문시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 VRCHAT 개발사는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게임, 맵을 제작하지 않아도 크리에이터 유저들이 직접 새로운 유저를 유치시키고 게임의 퀄리티를 높여주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보상을 지급하는 겁니다. 근데 이 게임은 PC & VR 크로스 플랫폼입니다. 그렇기에 VR 기기를 사용해서 접속하는 유저 수가 꽤 많습니다. 또한 그들은 VR을 쓰고 더 몰입감 있는 게임을 하길 원합니다. 그렇기에 VR CHAT에서 VR 맵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유저도 많아집니다. 그런데 그들은 VR 기기 사용자의 경험을 직접 디자인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VR 기기를 쓰고, VR Chat, 게임 엔진에 접속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게임에 가치를 창출하고, 보상을 받는 사례입니다. 당연히 아직 보편적으로 ‘크리에이터 유저’는 디자인, 게임 개발 지식이 있는 유저들로 한정됩니다. 하지만 오래전에도 영상 전문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UCC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상 툴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준전문가, 일반인들도 지금의 유튜브, 인스타 등에 질 좋은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죠. 마찬가지로 UGC 게임의 수요가 늘어나서 AI와 게임 엔진 기술로 단순 유저들도 누구나 게임 내 VR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다면, 지금의 유튜브처럼 무료로 질 좋은 게임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VR 게임 가격이 비싸서 혹은 같이 즐길 친구가 없어서 진입에 큰 비용을 느끼던 유저들도 VRCHAT 과 같이 이미 유저 풀이 채워진 곳에서 늘 새롭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얻게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셔터스톡
번외로 플레이만으로도 게임 생태계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바로 블록체인 게임, P2E죠. 이 블록체인 이념 중 하나는 ‘중앙 기관만 일하게 해서 보상 및 권한을 독점하게 하지 말고 우리도 분산되어 일을 나눠 가진 다음 보상 및 권한도 우리가 받자’ 입니다. 비트코인도 블록체인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노드’에게 기여한 만큼 보상으로 주는 개념입니다. 그렇기에 P2E도 접속과 플레이만으로 게임이 망하지 않게 기여한다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기존 게임 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이유는 비용과 인센티브가 적절히 균형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똑같이 단순 플레이만으로 돈을 주게 되면,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이전과 똑같은데, 인센티브를 너무 많이 받는다고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하고, 재밌는 맵을 만들어 플레이어를 더 많이 모으거나, 혹은 게임 내 상위 랭킹 플레이어, 인플루언서처럼 단순 플레이만 해서 주는 기여도 이상으로 훨씬 크게 기여하는 유저들에게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할 것입니다. 그들 또한 그들의 노력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전에 인센티브가 비용을 크게 상회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었죠.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지만 계속해서 인센티브만 받게 되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안해집니다. 중간에 깨달아도 멈추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상황이 닥치거나, 인센티브가 줄어들면, 흥분하거나 우울해지는 감정이 듭니다. 그렇기에 플레이만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P2E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오히려 비용을 높여야 합니다. 복합적인 요소를 넣고, 장벽을 쳐서 그 장벽을 넘는 자만이 기여했다고 인정해 줘야 하죠. 그럼 플레이어들도 스스로 이유를 납득합니다. 거기서 VR 기기가 비용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죠. 별 생각 없이 클릭 몇 번으로 10만원을 버는 것과, VR에서 실제로 몸을 써가면서 경쟁해서 이겨 10만원을 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게임 한 판 이기는 걸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위에 말씀드린 것 처럼 조절을 잘 해야합니다. 결국 비용과 인센티브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핵심입니다.
3. 팬덤 비즈니스
출처 : Amaze VR
출처 : DeoVR
팬덤은 쉽게 아이돌이나 유명 아티스트, 배우, 인플루언서 혹은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팬들의 집단을 말합니다. 우리는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이돌’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돌 팬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가까이서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단순히 거리상 가까움 뿐만 아니라 내면, 감정도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죠. 그렇기에 아티스트의 콘서트 1열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고가에 판매됩니다. 그리고 항상 팬 사인회를 열어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죠. 그래서 여기엔 VR이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면 디스플레이의 편리한 액세스와 시각적 편의성보단 VR 기기의 몰입감, 공간감이 아이돌과 팬들을 더 가깝게 이어주기 때문이죠. 그 욕구를 활용한 VR 기업이 있습니다. 가상 콘서트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Amaze VR입니다. Amaze VR은 유명 음악 아티스트,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전 방향 스캔 녹화하여, 사용자에게 고품질의 180도 영상을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을 눈앞에서 몰입감 있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서랍에서 꺼내기도 어려운 VR 헤드셋을 기꺼이 충전하기 시작합니다. 그 사례로 Amaze VR에서 에스파의 VR 퍼포먼스 영상을 만든다는 이유만으로 VR 기기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영상을 빨리 공개하라며 불만을 표출하는 소비자도 있었죠. 이처럼 팬덤 시장은 기존의 VR 기기의 진입 비용을 아득히 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근데 만약 아티스트를 일방적으로만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VR과 현실을 연결하여 서로 소통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방법으로써 VR 카메라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VR 카메라란 정확히 여러 개의 렌즈가 수평 및 상하 360도를 전 방향 촬영하여 나온 영상을 스티칭(Stitching)하여 파노라마 영상에 가까운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카메라 장비입니다. 그 파노라마 결과물을 소프트웨어로 360도 화각으로 처리하거나, 자동으로 처리시키면 VR 기기에서 입체감 있게 볼 수 있는 영상이 만들어집니다. 이 입체감 수준을 예시를 통해 설명하자면, 미국의 백악관에 VR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VR 기기로 보면 VR 사용자는 스스로 백악관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근데 이런 VR 카메라가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면 어떻게 될까요? 고가이긴 하지만 이미 Insta360 Pro와 Kandao Live 8K와 같은 카메라는 자체적으로 실시간 스티칭을 지원하고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곳에 라이브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특히 Insta360 Pro는 NASA의 화성 인사이트호 착륙 미션 당시 제어 센터의 모습을 360도로 실시간 송출하여 2019 에미상을 수상했고, NFL을 최초로 8K 360도로 라이브 송출을 하였습니다. 만약 우리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방에 VR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같이 시청할 수 있는 영화가 틀어져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높은 화질로 라이브 스트리밍되고, 아이돌과 소통이 가능해진다면(아이돌은 음성, 팬은 채팅) 해당 아이돌의 팬은 VR에 자주 접속하게 될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얻기 때문이죠. 그 과정 속 본인은 스스로 VR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서 납득할 것입니다.
4. VR 경험 송출
출처 : Esports Talk
출처 : 배틀그라운드
여러분은 혹시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게임 유저가 자신의 게임 플레이를 라이브로 송출하거나 녹화하여 올린 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많이 시청하는 편입니다. 어떤 원리일까요? 대체로 게임 스트리머들은 키보드, 마우스, 또는 게임 패드를 사용하여 게임 캐릭터를 조작합니다. 그리고 게임 안의 보이지 않는 카메라들은 이 캐릭터을 따라 움직이거나 게임 속 공간을 촬영하죠. 그 촬영된 영상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보여지게 되고, 그 유저는 그 화면을 녹화하거나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겁니다. 그럼 그 화면을 시청 중인 시청자들은 여러 가지 요소로 흥미를 느끼게 되겠죠.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팁을 습득하거나 새로운 게임을 소개받을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하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이 가장 크게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의 반응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황에 따른 유저의 감정 변화,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그 상황에 쓰는 적절한 유머 등에 큰 흥미를 느끼는 것 입니다. 즉, 처해진 게임 공간 속 유저의 반응에 기대를 하는 것이죠. 그러면 만약 게임 공간 속 카메라가 키보드, 마우스로 움직여지는 캐릭터를 촬영, 송출 하지 않고, VR 기기로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촬영, 송출하면 어떻게 될까요?
VR 기기는 실제 게임 공간에 들어가 있는 착각을 할 정도의 몰입감 있는 기기입니다. 그것은 VR 기기가 없는 일반인도 어느 정도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VR 기기를 끼면 게임 캐릭터를 실제 인간처럼 조작할 수 있습니다. (트래커가 있다는 가정하에 머리,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즉, 시청자는 기존 고정되고 제한된 애니메이션으로만 움직이는 캐릭터만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간의 모션을 볼 수 있는 겁니다. 그 결과 시청자는 그 유저가 직접 게임 공간 속에 들어가 있다고 느낄 것이며, 그것은 해당 유저의 반응과 감정 변화를 더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유저 자신도 몰입감 있는 VR 기기 덕분에, 게임 세계에 완전히 들어간 느낌을 받아 표현이 더욱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표현은 정말 중요할 것입니다. 유저의 표정, 목소리, 모션 연기가 게임 속 캐릭터처럼 자연스러울 수록, 그 게임에 몰입할 수록, 더 많은 시청자가 유입될 것입니다.
이런 가능성이 실현되려면, 게임 내의 카메라가 VR 기기를 쓰고 움직이는 가상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줘야 합니다. 단순히 캐릭터만 화면에 비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3인칭 게임의 탑 뷰, 쿼터 뷰 방식을 차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기존의 익숙한 3인칭 게임 방송이 생각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방식은 최대한 지양해야 합니다. (새로운 VR 유저 시점 방식이 제안될 수 있지만, 아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처럼 게임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겨냥해 VR 방송을 하게 된다면, 기존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새롭고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반응이 좋다면 VR 기기를 갖고 있는 유저는 후원을 통해 돈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즐거운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VR 기기를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은 VR 기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것입니다. 또한, 방송하기 위해서 VR 기기를 구입할 것입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VR 기기를 갖고 있는 유저는 VR 기기를 통해 돈을 벌고, 게임을 즐기며, VR 기기를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더해지기에 스스로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입니다. VR 기기를 서랍에서 바로 꺼낼만하죠.
마무리
출처 : Upload VR
어떠셨나요? 우리가 VR 콘텐츠나 서비스를 만들 때 그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높여야 하는지 이해하셨나요? 저는 지금까지 VR 산업의 빠른 성장 속 리텐션율의 중요성, 그 리텐션율을 높이는 방법, ‘비용’과 ‘인센티브’의 관계, 현재 VR 산업에 필요한 인센티브 수준, 그 실제 사례와 가능성을 차례대로 말씀드렸습니다.
리텐션율을 높이기 위한 ‘비용’과 ‘인센티브’, 참 모호하지만 방대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이해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스스로 납득해야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요. 역사적으로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지금은 VR 진입 비용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걸 읽고 계신 분이 개발자이든, 소유자이든, 우리는 VR 기기를 써야 하는 이유를 늘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요청해야 합니다. 그 과정 속에 VR 산업은 성장하니까요.
2019년 오큘러스 전 최고기술책임자 존 카맥은 “Quest 1이 PC 기반 Rift 및 Rift S를 포함한 이전 Oculus 헤드셋보다 리텐션율이 더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Meta는 Quest 3 사용자가 이전 헤드셋 사용자보다 리텐션율이 더 높다는 것을 발표했죠.
네, VR 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곧 VR 산업의 사용자 비용을 낮추고, 사용자 인센티브를 높여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 이전엔 아무도 구매하지 않았던 VR 기기를 이젠 늘 책상에 충전되어 있는 상태로 마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린 그런 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며, 같이 만들어 나갈 동료입니다. 한번 다 같이 VR 산업을 성장시켜 봅시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 XREAL 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