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EAL
Vision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초거대 AI 전쟁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초거대 AI 전쟁

들어가기에 앞서

Microsoft (MSFT) vs Google (GOOGL)
AI는 본질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합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발전할 수 없으며, 스스로 학습할 수도 없죠. 그래서 AI 관련 사업은 다방면으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거대 AI 경쟁의 승자가 될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유 데이터량 뿐만 아니라 회사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살펴보아야 하는데요, 기존의 제품군에 AI 서비스를 도입해 더 높은 구독료를 벌어들이고, 이를 재투자해 경쟁사 대비 유의미한 격차를 벌일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재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주요 빅테크 간 인공지능 전쟁도 그러합니다.
1998년 미 법무부가 익스플로러 끼워팔기를 통한 윈도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소한 것과 유사하게 최근 구글도 검색엔진 시장에 대한 반독점 소송으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 MS와 구글 모두 시장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다 제재를 당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요, 두 기업 모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거대한 AI 시장에서 다시 한번 지배력을 행사할 기회를 절대 놓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MS와 구글이 1) LLM 기반 검색 시장2) AI용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시장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이며 경쟁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멀티모달 생성형 AI 에이전트로 대표되는 새로운 AI 메가 트렌드에 대해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격전지 1: LLM 기반 검색 시장 3.0

2023년 4월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 (출처: 스탯카운터)
현재 검색 시장의 절대 강자는 점유율 90%를 독차지하고 있는 구글입니다. 그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Bing은 시장 점유율이 최대 3~5%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유저들이 Bing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Google,” “Youtube,” “Gmail”일 정도로 매우 뼈아픈 실정인데요.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전화위복한다고 해야할까요?
Bing은 어차피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매출의 6%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체 매출의 80%를 검색 광고 시장에 의존하는 구글과 달리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데요. MS는 검색 시장에서의 낮은 리스크를 레버리지해 기존 검색 시장에서 전전긍긍하며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아닌, 아예 LLM 기반의 대화형 생성 AI가 새롭게 주도하는 검색 시장 3.0의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MS의 선방, Bing으로 선도하는 대화형 생성 AI 검색 시장 3.0

대화형 AI 챗봇 기반으로 재탄생한 MS의 Bing (출처: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총 110억 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해오며 가장 강력한 파트너쉽을 구축해왔습니다. MS로부터 클라우드 서버 이용비를 투자 받아 오픈AI는 초기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에 들었던 큰 비용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챗GPT를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MS는 직접 AI를 개발하는 것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최신 AI 기술을 가져오고 기존 MS의 제품군에 반영하는데 주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접목 사례가 바로 챗GPT 기반의 대화형 챗봇을 선보이며 새롭게 재탄생한 검색 엔진 Bing입니다.
Bing 챗은 챗GPT의 가장 큰 약점으로 대두되었던 최신 정보 제공 여부를 보완하기 위해 ‘프로메테우스 모델’이라는 오케스트레이터를 추가하였습니다. 여기서 프로메테우스는 빙 챗에 입력된 사용자의 프롬프트를 웹에서 1차적으로 검색한 뒤 그 결과를 GPT-4 거대언어모델에 반영하고 윤리 기준에 부합하도록 다듬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사용자는 이제 검색창 대신 곧바로 대화하듯 AI 어시스턴트에게 프롬프트 형태의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최신 웹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는 큰 진보가 맞지만 검색 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입장에서 비즈니스적으로는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검색 시장의 매출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검색 시장의 광고 수익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엔터키를 누르고 새로운 화면으로 이동했을 때 빈 공간이나 특정 웹사이트로 이동 시 광고에 노출되며 발생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곧바로 대화형 챗봇에 질문을 던지고 예전보다 더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어가게 되면 온라인 광고를 선보일 물리적 공간과 시간이 줄어들어 곧바로 매출 인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MS는 비록 LLM 기반의 새로운 검색 시장에서 당장 수익화에 실패하더라도, 기존 검색 시장을 독점하던 구글에 선방을 날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잃을 게 없는 실정입니다. 10여년간 구글에 한참 못 미치는 서비스로 존폐 기로에 서있던 Bing이 생성형 AI를 만나 대화형 검색 시장 3.0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요, 과연 MS는 LLM에 힘 입어 새로운 검색 시장에서도 선두 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구글의 맞대응, Bard에 이어 “멀티모달” 기능 강조한 Gemini 출시 예고

Gemini의 출시를 예고하는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출처: Google)
검색 엔진 1.0, 2.0의 시대에 독보적인 위치를 누리며 광고 매출을 독식했던 구글에게는 서치 과정을 간소화하는 LLM 기반의 새로운 검색 패러다임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데요.이 밖에도 디지털 광고 시장의 낮은 성장성과 경쟁 심화, 그리고 반독점법 소송으로 인해 개인 맞춤형 광고 집행의 법적 어려움 등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지난 몇십년간 든든한 캐쉬 카우로 8할 이상의 매출을 벌어들였던 기존 BM을 스스로 파기하고 새로운 수익 공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딜레마에 맞닥뜨리며, 최신 LLM 기술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색 광고 사업 수익 감소를 우려해 MS에 비해 낮은 결단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S의 빙 챗 출시로 구글의 디지털 광고 BM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구글은 지난 2월 급하게 PaLM-2 기반의 Bard 모델을 선보였는데요, 마침 시연회에서 모델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련 질문에 태양계밖 행성 최초촬영이라는 오답을 말하며 당일 주가가 7.6% 급락하였습니다. 세계 180개국에서 지원 가능하며 무려 5,300억 개에 달하는 매개변수를 자랑하는 훌륭한 LLM 모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필 바드 출시 당일 MS가 빙 챗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해 멀티모달 LLM으로 앞서나가며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말았습니다.
물론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이미지와 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음성도 인풋으로 인식할 수 있는 GPT-4 모델에 비해 구글의 바드는 일반 텍스트 콘텐츠만 생성한다는 점에서 아직 한계가 존재하지만, 지난 10월 말 구글 I/O 2023 컨퍼런스에서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가 방대한 이미지와 동영상을 학습한 대형멀티모달모델(LMM) “제미니(Gemini)”의 출시를 예고하며 사람들의 기대감을 잔뜩 고조시켰습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AI를 개발하고 기존 서비스에 적용하는 MS와 달리, 구글은 자체 AI를 집중적으로 꾸준히 개발해왔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 포인트입니다. 알파고로 세간에 잘 알려진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겨 흑자를 보고 있으며, Google Brain과 Google AI 등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자체 개발 인공지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은 검색 엔진부터 맵, 유튜브, 드라이브 등 수십억 명의 유저에 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고퀄리티 데이터 보유량 측면에서는 MS뿐만 아니라 어느 빅테크보다 우위인 것이 사실인데요, AI에 대한 높은 집중도, 그리고 자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추후 높은 폭으로 성장하여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제미니가 앞서 오픈AI의 GPT-4 모델이 선보인 멀티모달 기능을 뛰어넘어 AI 원조 빅테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됩니다.

격전지 2: AI용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시장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주요 플레이어별 시장 점유율 (출처: Statista)
클라우드 컴퓨팅은 물리적인 데이터센터를 통해 서버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가 남는 서버 자원을 유저들에게 사용하고 싶은 만큼 나눠주는 공유 경제의 개념에 기초합니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 유저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산실 서버에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와 달리 직접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잠시 성장세가 주춤했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라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바로 클라우드는 LLM처럼 거대한 언어 모델을 호스팅할 수 있는 IT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AI는 슈퍼 컴퓨팅과 같은 성능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의존성이 높습니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것은 데이터 가용성, 보안, 모델 선택 및 모니터링 전과정에 걸쳐 아키텍쳐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확장되며, 클라우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AI 사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B2B 엔터프라이즈용 MS Azure & B2C 소비자용 Google Cloud

Microsoft Azure vs Google Cloud Platform (GCP) (출처: Analytics Vidhya)
클라우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히기 위해서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와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파고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탄탄한 대규모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애저 클라우드에 탑재되는 다양한 GPT-4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MS의 타겟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기업들로, 기존의 B2B 대상 소프트웨어 판매 모델에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접목시키며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최근 예시는 바로 M365 코파일럿 시리즈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오피스 삼총사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에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도입한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팀즈, 다이내믹스 365 ERP 솔루션 등 이미 구독 모델을 통해 수익화가 이뤄지고 있는 기업 대상 생산성 소프트웨어에 GPT-4 모델을 적용하며 B2B 선두 주자의 포지션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MS가 구글뿐만 아니라 타 빅테크 기업에 비해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점은 바로 주력 BM이 B2B 중심이라는 점인데요, 대규모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전 세계 모든 회사들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관리할 수 있고 역으로 수많은 정보와 피드백이 들어오기 때문에 추후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오픈AI가 GPT-4 터보 가격을 인하하며 터보를 탑재하는 MS 애저의 접근성 또한 높아서 클라우드 시장 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또한 MS에 대응해 지메일, 구글미트, 닥스 등으로 대표되는 워크스페이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듀엣 AI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MS와 달리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경우 주 고객층이 일반 소비자, 즉 B2C 중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클라우드 사용 범위와 용량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구글도 향후 B2B 사업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MS에 비해 전체 매출 대비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비중이 아직 크지 않기 때문에 버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업계 1, 2위인 AWS와 MS에 비해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구글의 자체 집중 개발 AI와의 시너지가 폭발적으로 실현되는 날이 머지 않아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IT 대기업의 클라우드 & AI 스타트업의 기술력: 시너지 or 주도권 쟁탈?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포함한 IT 대기업의 대용량 클라우드 인프라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소규모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좋은 협상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이들 대부분은 AI 기반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엄청냔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본력이 부족한 AI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저럼한 값에 컴퓨팅 자원을 투자해주는 대신 지분을 요구하게 되는데요, 특성상 수십억 개가 넘는 매개변수를 가진 LLM 모델의 훈련이 일단 시작되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이 굉장히 번거로워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 빅테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형태의 기업 결합이 반독점 규제 기관이 주시하는 독점의 대표적인 유형이기에, 자신들의 클라우드 생태계 저변 확대 및 주도권 확보를 위해 AI 스타트업을 방패 삼아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2023년 하반기가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AI 경쟁 구도가 가장 뚜렷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멀티모달 AI 기반 자율주행차로 주력을 다하고 있는 테슬라
알파카 AI, LLaMA 등을 오픈소스로 내놓으며 생성형 AI의 경량화를 키워드로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메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생성AI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AWS
아직은 조용하지만 언제 무엇을 들고 나올지 모르는 애플
등 AI 전쟁의 판도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AI 사업에 대한 동향을 살필 때는 지금 당장의 재무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존 사업의 포트폴리오와 AI 서비스 간의 융합이 얼마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끌어낼지를 위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사용자의 생활에 스며들 수 있는 서비스가 이미 비즈니스적으로 기존에 잘 구축되어 있는지,
2) 추후 다른 AI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게끔 수익화를 통한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해 보이는지,
3) 기존 BM에 능동적이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등 평가 기준은 다양합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CEO 빌 게이츠는 “AI 에이전트가 5년 내 컴퓨팅을 완전히 변경할 것”이라고 밝히며 멀티모달 생성형 AI 에이전트를 AI 전쟁의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 꼽았는데요, 지금처럼 사용자가 LLM (혹은 LMM)과 단순히 프롬프트의 형태로 인터랙션을 주고 받는 것을 넘어 자연어에 반응하고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 기반 정보를 기반으로 수많은 작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형의 소프트웨어를 일컫습니다.
즉 유저가 말만 하면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이는 개인의 생활과 비즈니스, 그리고 사회까지 혁신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30여년간 에이전트를 연구했다”고 밝힌 게이츠가 AI는 단순 컴퓨팅을 넘어 인간의 생활 자체를 혁신 할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MS 현 CEO 사티아 나델라도 지난 퀄컴 스냅 드래곤 서밋에서 “윈도우에서 내 의도만 제대로 표현하면 코파일럿이 알아서 해당 앱으로 이동하거나 가져오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UX)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하며 빌 게이츠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초AI의 시대에서 자신만의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가지고 빅테크의 행보를 평가하고 응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아티클로 찾아뵙겠습니다!
작성자: XREAL 조민주

[참고 자료]

구글 vs MS? 검색 엔진 헤게모니 전쟁
 지난 2023년 5월 10일, 구글 I/O 2023이 열렸다. 대중의 관심은 구글 픽셀 폴더와 픽셀 태블릿 같은 스마트 기기에 쏠려 있었지만, 구글은 달랐다. 생성 AI를 활용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120분 중에서 80분을 들여 이야기했다. 구글은 초조하게, 다음 변화도 우리가 주도할 테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구글이 초조해졌다니 대체 IT업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구글, 생성 AI의 서막을 열다  ▲ 논문 < Attention is All You Need >에서 발표한 트랜스포머의 구조구글이 초조하다. 아이러니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든 건 구글 본인이다. 2017년 발표한 논문 < Attention is All You Need >가 시작이었다. 여기서 소개한 ‘트랜스포머 모델’은 기존 AI 모델보다 인간의 언어를 훨씬 빠르게 처리했다. 덕분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을 컴퓨터가 읽고 듣고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 분야(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의 혁신을 이끌었다.성능이 너무 좋아서 2018년부터 트랜스포머 모델에 기반한 작업이 속속 공개됐다. 구글에서 만든 버트(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Transformers, BERT), 비영리 AI 연구소였던 오픈AI가 글을 만드는 데 특화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s)를 공개한 것도 같은 해다. 2019년 오픈AI의 GPT-2, 메타(구 페이스북)의 RoBERTa가 공개됐지만, 반응이나 쓰임새는 미미했다. 구글은 AI의 최강자고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다 이런 흐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오픈AI는 아주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GPT-3를 발표했다. 이전 모델보다 학습 데이터 크기가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정말 그럴듯한 글을 만들어냈다.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를 쓰는 데 너무 큰 비용이 들기에, 오픈AI는 MS로부터 클라우드 서버 이용비를 투자 받아 이를 극복했다.GPT-3가 내놓은 결과물은 극적이었다. 덕분에 발표 후 수많은 찬사와 논쟁이 만들어졌다. 에세이를 쓰거나 의학 질문에 답하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코딩하거나 복잡한 문서를 요약하는 등의 쓰임새도 모두 이때 태어났다. 특정 질문에 편향을 가진 대답을 하거나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거나 가짜 뉴스를 쉽게 만드는 등의 부작용도 이때 모두 지적된 일이다. 다만 한정된 사람만 쓸 수 있었기에 찬사와 논쟁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생성 AI가 어떤 일을 일으킬지 아무도 몰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근거 있는 도발 ▲  제이슨 M. 앨런이 미드저니로 생성한 (제이슨 M. 앨런)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미지 생성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주인공은 2022년 8월 출시된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다.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한 데다 개인용 컴퓨터에서도 돌릴 수 있게 최적화됐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성 AI에 뛰어들게 했다. 생성 AI로 제작한 광고 이미지나 스마트폰 게임 등이 쏟아지며,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을 보고 오픈AI는 별로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개를 접을 생각이었던 GPT 모델을 일반인도 쓸 수 있게 ‘챗GPT’란 이름으로 오픈하게 된다. 서랍에 들어갈 뻔했던 챗GPT가 그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는 사람만 알던 생성 AI가 갑자기 누구나 써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변신했다.챗GPT가 가진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순식간에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오픈AI에 투자해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안 그래도 스마트폰에 뺏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윈도우 OS에 심어 놓은 MS 엣지 브라우저와 빙(Bing) 검색을 수년간 밀어주고 있던 터였다. 2023년 1월, 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다. 그리고 2월에는 챗GPT를 탑재한 빙을 내놨다. 빙과의 채팅은 MS가 만든 엣지 브라우저를 이용할 때만 쓸 수 있도록 했다. 한마디로 구글의 밥그릇을 건드린 것이다.  구글의 반격 ▲ 2023년 4월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 (출처: 스탯카운터)구글이 굳이 MS의 도발에 넘어갈 필요는 없다. 통계를 내는 사이트에 따라 다르지만 빙 검색이 10%를 넘은 적도, 구글 검색이 80% 이하로 떨어진 적도 없다. 그럼에도 구글은 민감하게 대응했지만 오히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구글이 만든 챗GPT로 사랑받을 줄 알았던 ‘바드’는 출시와 함께 기능을 시연하는 이벤트에서 오답을 말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구글이 체면을 구기는 사이 MS는 자기가 잘하는 일에 생성 AI를 더했다. MS 오피스에는 '코파일럿'이란 이름으로 생성 AI를 내장하기로 했다. 그리고 빙 검색에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란 이름으로 달리2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기능까지 더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I/O 2023 기조연설에서 팜2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구글 유튜브 캡쳐)구글 I/O 2023 기조연설은 이를 꽉 깨문 구글이 준비한 반격이었다. 하지만 MS는 구글의 행사에 계속 초를 치려고 했다. 구글 I/O 이틀 전에 빙 챗봇에 어떻게 광고를 실을 건지 발표했고 하루 전에는 빙 챗봇을 대기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했다. 구글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다가 I/O 기조연설에서 작심한 듯 준비한 모든 걸 쏟아냈다.먼저 대형 언어 모델 팜(PaLM)을 팜2로 업그레이드했다. 매개 변수를 무려 5,300억 개나 사용하는 모델이다. 이에 기반한 AI 챗봇 바드도 세계 180개국에서 쓸 수 있게 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지원도 더해졌다. 몇 년 전 정보에서 멈춘 챗GPT와는 달리 최신 정보를 바로바로 반영해 알려주는 것도 장점이다. ▲ 구글 I/O 2023 기조연설에서 발표된 검색 기능 소개 영상 (출처: 구글 유튜브 캡쳐)AI를 활용해 정리한 정보를 먼저 표시하고 밑에 관련 링크나 제품을 표시하는 식으로 검색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관점’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나 짧은 영상, 커뮤니티의 글만 따로 모아 볼 수도 있게 하고, 간단히 클릭 한 번으로 질문이나 검색을 이어 나가도록 돕는 기능도 있다. MS와 마찬가지로 구글 문서 도구 등에 바드를 삽입해 이메일 답장이나 문서 초안을 간단히 만들 수 있게 돕는다. 검색 AI 전쟁의 미래이 싸움은 사실 검색 엔진을 둘러싼 단순한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 사용자 데이터 확보와 더불어 클라우드 서비스와 광고비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다. 이제 막 시작됐기에 누가 이길지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역시 더 많은 사람과 회사를 같은 편, 같은 생태계에 끌어들이는 쪽이 유리하다. 구글이 만든 광고 수익 공유 모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뛰어들었고, 블로거가 됐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구글은 모자란 이미지 생성 기술을 위해 어도비와 손잡았고, 갤럭시 폰에 탑재되는 스마트 키보드 앱 ‘스위프트키’에 MS의 빙을 기본 적용하기로 했다. 생성 AI를 준비하고 있는 회사가 MS와 구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 생성 AI 대결에서 오픈 소스인 스테이블 디퓨전이 실제 변화를 주도한 것처럼, 챗GPT 같은 거대 언어 모델에도 오픈 소스가 존재한다. 메타에서 발표한 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 모델이 대표적이다. 학계와 연구 기관이 무료로 쓸 수 있게 준비했지만 누군가가 유출해 많은 사람이 내려받았다.그러자 곧 활용이 시작됐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모델, 개인 PC에서 실행되는 모델이 등장했다. 아직 기능은 미약하지만 명확한 사용 목적만 생기면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반대로 오픈 소스 모델에서 쓰일 곳이 명확하게 생기지 않는다면, 지금 AI 검색 전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질지도 모른다. 쓸 곳도 없는데 이 비싼 AI 모델을 계속 유지할 명분이 적다. 한국어에 특화된 AI 모델이 어떻게 발전할지도 변수다. 구글 바드는 공식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챗GPT 같은 경우엔 한국어로 물을 때와 영어로 물을 때 답변의 질이 다르다. 한국어 데이터를 많이 습득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우리나라 회사에는 기회다. 네이버가 오는 7월 내놓을 ‘서치GPT(가칭, 하이퍼클로바X 기반)’와 카카오가 올해 하반기 내놓을 ‘코챗GPT’가 그런 제품이다. GPT의 장점을 가지면서 한국어로 된 정보에 더 능통할 것으로 기대된다.검색 AI 전쟁은 크게 MS와 구글이 주도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아마존, 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 애플을 제외한 주요 기술 기업이 모두 참전하는 모양새다. 아직은 초기이기에 활용 용도를 찾는데 분주하지만 쓸 곳이 분명해지면 정말 뜨거운 격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검색 엔진 시장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해 보자.  필자 / 이요훈 IT 칼럼니스트전 한양대 미래융합학과 IAB 자문교수전 한국과학기술영향평가 전문위원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